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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예약으로 채워진 동네 한의원, 관광 진료는 늘고 약 반출·진료 기준은 제도 밖에 남은 상황

개원가로 옮겨간 해외 환자 수요

외국인 한방 진료 수요는 대형 병원보다 개별 한의원으로 더 강하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방 통합 진료를 받은 외국인 실환자는 3만7087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이 의원급 한의원을 찾았으며 일본인 비중도 특히 높아졌습니다.

이 흐름은 가격 경쟁력만으로 설명되기보다, 시술 전후 회복 부담이 비교적 낮고 담당 의료진이 상담부터 처치까지 일관되게 맡는 경험이 해외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입니다. 지역 차원에서도 이런 변화가 확인돼, 강서구처럼 의료관광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개발 거점 구상까지 확장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관광 진료를 못 따라가는 수출 제도

문제는 환자가 한국에 들어와 치료받는 수요는 커졌지만, 치료 경험을 해외에서 이어가게 할 제도는 거의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세계 전통의약 시장이 2027년 7682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인데도 국내 한약은 완제품 인허가와 맞춤 조제 반출 모두에서 제약을 받아 해외 확장이 막혀 있습니다.

특히 원외탕전실을 통한 조제는 현장 수요가 확인돼도 법적 근거가 부족해 해외 환자나 해외 진출 한의사에게 연결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방한 진료가 반복 방문과 입소문으로는 이어져도, 처방의 연속성과 상품화가 제도적으로 끊기면서 산업 성장의 상당 부분이 국내 방문 소비에만 머무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습니다.


기준을 새로 세우려는 정부와 업계

이처럼 시장이 커질수록 정부는 한의약을 넓히는 일과 통제 기준을 세우는 일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보험 영역에서는 한방 진료비 급증과 분쟁이 누적되자 관계 부처와 보험업계, 한방계가 함께 협의체를 가동해 적정 진료 원칙과 분쟁 해소 기준을 마련하려 하고 있으며, 기존의 8주 룰만으로는 편법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직역과 제도 설계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복지부가 한약사가 고유업무인 한약 조제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현실에 공감한다고 밝히면서, 한약사 제도와 약사제도 전반을 조정하는 논의가 단순한 직능 갈등을 넘어 공급 체계 재정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현장 확장 뒤에 남은 과제

한편 한의약은 관광과 진료를 넘어 기술 표준과 돌봄 서비스로도 외연을 넓히고 있습니다. 맥진 기반 기기가 ISO 18615:2020 같은 국제표준으로 연결되고, 지역 현장에서는 스마트 한의약 돌봄·재택 APP을 활용한 방문관리 모델도 시도되면서 한의약의 활용 범위가 진료실 밖으로 확장되는 모습입니다.

다만 이러한 확장이 지속되려면 수요 증가 자체보다 품질 관리와 표준화가 더 중요해집니다. 외국인 환자 유치, 보험 진료, 원격에 가까운 돌봄, 해외 반출 논의가 동시에 커지는 만큼, 앞으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환자를 끌어오느냐보다 어떤 기준으로 안전성과 신뢰를 유지하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