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은 이제 전문 판매처를 일부러 찾아가 사는 상품보다, 가까운 매장과 익숙한 플랫폼에서 소량으로 고르는 일상 소비재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편의점의 소포장·저가 제품이 빠르게 팔리며 누적 판매량은 130만개를 넘겼고, 반대로 일부 업체는 오는 9월4일부로 자사몰 온라인 채널을 없애고 외부 유통망 중심으로 판매 구조를 조정했습니다.
이 흐름은 건강관리가 중장년층의 정기 구매에서 젊은 층의 수시 구매로 확장된 데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15~24세를 중심으로 웰니스 소비가 넓어졌고, 범용 건강기능식품 주문액은 줄어든 대신 목적형 성분 수요가 커지면서 유통사들도 가격보다 접근성과 선택 편의성을 앞세우게 됐습니다.
기업들은 건기식을 별도 품목이 아니라 고객의 생활시간을 더 오래 붙잡는 수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안마의자 기업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바디프랜드 헬스케어’를 내놓고,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은 540억원 규모의 제2회차 사모 전환사채를 바탕으로 생산설비와 플랫폼을 동시에 키우는 등 하드웨어·소재·서비스를 묶는 확장 전략이 뚜렷해졌습니다.
이런 재편은 신사업 진입 비용이 커진 만큼 원료와 지식재산, 임상 근거를 내부에 묶어두려는 판단과도 연결됩니다. 부스터즈가 바이오 소재 기업 퓨어바이오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대학병원 기반 창업사가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에 선정된 사례는 제품 판매보다 원천기술과 신뢰 근거를 선점하는 경쟁이 강해졌음을 보여줍니다.
시장이 커질수록 무엇을 팔 수 있는가보다 무엇을 입증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연구가 국제학술지 ‘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AP&T)’에 실릴 정도로 근거 경쟁이 심화되는 한편,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식품 30개 조사처럼 성분과 함량, 광고 적정성을 둘러싼 검증도 소비 판단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제도와 산업 행사는 이런 변화를 더 빠르게 밀어주고 있습니다. 잇몸건강 기능성 확인을 위한 바이오마커와 안전성 평가 기준이 세밀해지면서 개발 초기부터 시험 설계의 정교함이 요구되고 있고, 22개국, 430여 개 기업이 모이는 전시회에서는 원료·유통·해외 규제 대응이 한자리에서 연결되며 시장 진입 방식 자체가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뷰티와 식품 업계도 완제품 판매를 넘어 원료와 플랫폼을 앞세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만 전시회가 82개사 90부스로 커지고 서울 행사에도 152개 기업이 참여해 해외 판로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가수분해 쌀 단백질 기반 전달 플랫폼처럼 원료 안정화와 제형 기술을 함께 확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다만 소재 중심 전환이 곧바로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형 식품사의 바이오 부문은 매출이 늘어도 영업이익(55억원)은 92.4% 감소할 만큼 업황 영향을 크게 받고 있지만, 해파리 유래 비접촉 탄화기술 같은 신규 소재가 비용과 시간을 줄이며 산업 적용 가능성을 넓히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차별화된 원료 확보가 실적 회복의 관건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